중국 진출 백제인의 해상활동 천오백 년
1984년도에 재야사학자 김성호의 ‘해양강국 비류백제’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다. 당시 이 역사 연재물은 학계와 독서계에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고대에 대륙에 존재했던 또 하나의 백제인 비류백제의 한민족이 얼마나 왕성한 해양활동을 했는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김성호의 ‘중국 진출 백제인의 해상활동 천오백 년’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 온 한민족의 정체성을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그것은 ‘한민족은 해양민족이다’라고 주장할 때 생겨나는 어떤 의문, 즉 한민족의 지리적 분포성과 활동성의 깊은 고찰에서 기인한다.
본문은 고대부터 동아시아의 바다에서 활동했던 해양민족의 기원, 노∙키∙나침반과 해선(海船)을 한민족이 발명했다는 것, 장보고가 전개했던 해운 해상활동의 위대함, 그의 출생에 관한 논점과 통일신라와의 관계에 대한 다른 주장 등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한 마디로 해양사 관련 대작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이 모든 사실들을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발견’에서 썼다고 한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민족을 말하면서 민족의 범위를 넘어서게 하고 있다. 저자는 ‘한민족은 해양민족이다‘라는 전제에 동의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렇다면 한민족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우리의 좁은 시야에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고대사에 등장하는 한반도 거주 한민족만으로는 먼 옛날 동아시아에 번성했던 한민족의 해양활동을 설명할 길이 없음이 깨달아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다. 요약하면 국가의 개념이 희미했던 먼 고대부터 한반도와 중국 동안을 비롯한 동아시아에는 한민족이라는 해양민족이 거주하고 활동했다는 것, 이들 중 중국의 해양세력은 청말명초에 새 집권세력의 해금(海禁)정책에 의해 와해되어 일본으로 흘러들어 이들 중 일부는 왜구라는 해상세력을 형성하고 동남아 쪽으로 남하한 세력은 지금의 화교의 형성과 관련했다는 것 등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의 지리 역사적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다. 지금 같은 세계화의 시대에 이와 같은 역사 분석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심호섭, 홈페이지 편집인
차례 ■ 중국 진출 백제인의 해상활동 천오백 년
제1부. 재당신라인과 장보고, 그리고 태조왕건
중국 해운을 주도한 재당 신라인들
재당 신라인의 대일무역 200년사
장보고의 본국 진출과 피살
태조왕건도 재당 신라인의 후예였다
제2부. 재당 신라인의 뿌리는 비류백제
통일신라는 쇄국주의 봉쇄국가였다
해상민족의 기원과 응신망명
제3부. 해상민족의 험난한 변천과 중국 탈출
노 키 나침반을 개발한 백제인들
해상민족의 중국 해운 전개
해상민족의 해금정책과 제1차 해민 탈출
대마도 통제와 제2차 해민 탈출
김성호 저 ‘중국 진출 백제인의 해상활동 천오백 년’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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