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인명 구조기

등록일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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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인명 구조기

이 영 필 ㅣ 범주해운 EASTERN EXPRESS호 선장

 

 

2018년 10월 25일, 북쪽에서 17KTS의 바람과 약 2M의 파도가 있는 날씨였다.

범주해운 소속으로 부산-광양-연태-청도를 주1회 운항하는 EASTERN EXPRESS호가 19시 40분 경 청도에 입항하기 위해 협수로를 따라 P/S으로 향하던 중, 약 4마일 앞 서 항해하던 선박(PERISTIL, CROATIA국적선)의 선원이 PILOT LADDER를 설치하기 위한 작업 중 바다로 빠졌다는 소식을 청도 VTS로부터 전해 들었다.

VTS에서는 익수자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익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선속을 낮추고 항로 바깥으로 우회하여 나갈 것을 요청해왔다.

P/S으로 향하는 지역은 협수도에 통항분리대로 구분되어있어 빠른 상황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본선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통항분리대 주변은 저수심 지역으로 항행이 어렵고 다수의 어망이 설치되어 있어 본선이 항행하기에는 부적합한 환경이었다.

본선 선장은 VTS의 보고에 따라 선속을 낮춘 후 본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협수로 주변의 수심을 확인하며 회두할 지점을 찾던 중, 본선의 우현 선수 전방 약 300M 지점에서 점멸하는 흰색 등을 발견하였다.

청도항 및 인근에는 다수의 어망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어망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나 선장의 오랜 경험 상 보통의 어망과는 상이하다고 판단, 앞에 점멸하는 등을 확인 후 회두하여 나갈 것을 VTS에 보고하였다.

“삼항사, 전원 비상 소집 방송!”

선장의 눈에 들어온 구명부환을 본 순간 직감적으로 근처에 사람이 있을 것으로 판단, 3항사에게 모든 선원을 소집할 것을 명령하였고 바로 비상소집이 발령되어 모든 선원을 익수자구조를 위해 비상배치 하였다.

전원이 익수자를 찾기 위해 SEARCH LIGHT 및 FLASH LIGHT를 이용하여 해면을 비추었으나 구명부환에는 익수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야간이라 시정이 좋지 않았지만, 익수자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판단 하에 익수자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육성으로 소리쳤고, 이에 본선 정횡 약간 뒤 50M 쪽에서 익수자의 구조요청 소리가 들려왔다.

익수자가 의식이 있음을 확인하여 한편으로는 안심되었으나, 17KTS의 북풍이 불어오고 있었고, 약 2M의 파도가 있는 날씨에서 10월 말의 바다의 온도는 익수자가 오랫동안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신속한 동작을 필요로 했다.

선장은 엔진 FULL ASTERN을 3항사에게 명령하였고 기관실에서 비상 대기 중인 기관장의 빠른 상황 판단을 통하여 엔진을 조속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선속을 감소시키며 익수자 구조를 실시하였으나 조류의 영향으로 익수자가 떠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선이 어려워 익수자 구조 조선법(WILLIAM'S TURN)을 이용하여 익수자를 우현에 두고 전타 회두하며 SEARCH LIGHT 및 FLASH LIGHT로 익수자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였다.

선박과 익수자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육안으로 익수자를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서 본 익수자는 많이 지쳐 보였다. 익수자가 해상에 구명동의 없이 떠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이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여 빠른 구조의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선속을 최대한 감속시키며 익수자를 본선의 풍상측(우현 선수)쪽에 위치시킨 후 선장은 익수자가 잡을 수 있도록 2항사에게 자기점멸등이 부착 된 구명부환을 익수자 쪽으로 던져 떠있을 수 있게 조치하였다.

구명부환을 잡고 있는 익수자에게 소화 호스를 내려 붙잡게 한 후 도선사 승선용 사다리 쪽(5번 홀드)으로 끌어서 이동시켰다.

익수자가 본선으로 올라왔고 이후 익수자를 선내 병원으로 이송, 저체온증을 의심하여 혈압 및 체온을 체크한 결과 정상범위 내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혹시 모를 저체온을 방지하기 위해 담요와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였다.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을 수 없기에 본선에서 체격이 비슷한 NO.2 OLR의 여분의 옷으로 환복 후 입항 대기하며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였고, 이후 청도에 입항하여 대리점을 통해 상황을 보고하고 익수 선원을 인계하였다.

다들 처음 겪는 급박한 상황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기적으로 실시해오던 훈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입항 준비로 피곤한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전 선원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자료출처 : <월간 海바라기> 2018년 1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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