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의 '겨울바다'

등록일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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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味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겨울바다를 말할 때 곧잘 떠올리게 되는 김남조의 시이다. 해양시라고 분류되긴 어렵지만 해양문학이 추구하는 물의 이미지-생명과 죽음의 심상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어서 소개한다. 작품해설은 인터넷 두산백과의 것을 인용했다.

 

작품해설

1967년 간행된 김남조의 시집 《겨울 바다》의 표제시이다. 8연 23행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겨울 바다가 주는 절망감과 허무 의식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그린 작품이다. 여기에서 겨울 바다는 죽음인 동시에 삶의 시발점이 되는 곳임을 나타낸다. 또한 만남과 이별, 상실과 획득, 절망과 희망의 분기점이 되는 복합적인 심상이다.

1연에서는 겨울 바다를 기대와 희망이 사라진 죽음의 공간으로 묘사하고, 2연에서는 좌절을 체험한다. 3연은 물과 불이라는 시어(詩 語)로 사랑과 좌절, 기쁨과 슬픔, 죽음과 소생 등을 대비시킨다. 이후 4연에서는 깨달음과 생에 대한 긍정을 표현하였으며, 5연과 6연은 기도를 통해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고 있음을 나타냈다. 마지막 연에서 ‘인고(忍 苦)의 물이/ 수심(水 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라는 구절은 현실의 고뇌를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이버 지식백과]겨울 바다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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