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해양시

등록일2020-06-12

조회수71

 

해수海愁

       -존 메이스필드(영국)

 

나는 바다로 다시 가련다, 저 호젓한 바다와

하늘을 찾아서,

내 바라는 것은 높직한 돛배 하나, 길 가려 줄 별 하나,

그리고 파도를 차는 키와 바람 소리 펄럭이는 흰 돛,

바다 위의 뽀얀 안개 먼동 트는 새벽뿐일세.

 

나는 바다로 다시 가련다, 달리는 바닷물이 부르는 소리

거역 못할 거센 부름, 맑은 목소리 좇아서,

내 바라는 것은 흰구름 흐르고 바람 이는 날,

흩날리는 물보라, 흩어지는 물거품,

그리고 갈매기 떼 우짖는 소리뿐일세.

 

(출처 : 이재우의 ‘해양명시집’)

 

 

 

 

바다의 비밀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우(미국)

 

바다를 바라보면

떠오르는 즐거운 모습들이여!

낭만적인 옛이야기와 모든 꿈이,

또 다시 떠오른다.

 

비단 돛폭과 백단향 밧줄은

옛날 이야기에서처럼 반짝이는데;

뱃사공의 노래 소리도,

해변의 사람 소리도 변함이 없구나.

 

그중에서도, 스페인 사람들의 노래는

자주 떠오르고,

아르날도스 백작에 대한

선원들의 알 수 없는 노래 소리는,

오래도록 마음에서 떠나질 않는다.

 

은빛처럼 빛나는 모래 사장에

밀려오는 긴 파도처럼,

부드럽고 단조로운 곡조로,

파도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르날도스 백작은

한 손에 매를 얹고 사냥을 갔다,

웅장하고 화려한 갤리선이

육지에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배에서는 노선원이 노래부르고 있었다,

너무도 열광적이고 맑은 목소리이기에,

바다를 건너던 갈매기도

돛대에 앉아 쉬며 노래 듣는다,

 

마침내 백작은 부러워서

힘차게 부르짖었다-

“노선원이여, 제발 그토록 아름다운

노래를 가르쳐다오!”

 

“바다의 비밀을 알고 싶다고요?”

노선원은 대답했다.

“위험한 바다와 맞서는 사람만이

바다의 신비를 알게 된다오!”

 

육지로 부는 솔솔바람 타고,

수평선 위로 스쳐 가는 돛단배에서,

웅장하고 화려한 갤리선을 바라보며,

저 애처로운 가락 소리를 듣는다;

 

드디어 나의 마음은

바다의 비밀을 갈망한다,

위대한 대양의 심장은 나에게

피끓는 맥박을 보낸다.

 

(출처 : 이재우의 ‘해양명시집’)

 

 

 

사주沙洲를 건너면서

             - 앨프릿 테니슨(영국)

 

해는 지고 저녁 별 반짝이는데,

날 부르는 맑은 목소리 하나 들리나니!

내 바다로 떠나가는데,

모래톱에 한숨짓는 소리 없소서,

 

가없는 해원海原에서 밀려든 조수가

다시금 제 고향에 돌아가렬 제,

너무도 가득하여 소리도 물거품도 없나니,

굽이치는 밀물도 잠자듯 한데,

 

황혼이 깃들고 만종이 울리면,

그 뒤에 오는 것은 어둠뿐인데!

내 갈 길 찾아 배 띄울 제,

이별의 서러움 보이지 마옵소서;

 

이 세상 시공의 한계 너머로

조수에 이 몸 실어 먼 길 떠나도,

모래톱을 건너고서 바라옵는 건

그리는 주를 만나 마주볼 기쁨이어라.

 

(출처 : 이재우의 ‘해양명시집’)

 

 

 

아아 ! 배를 타고 항해했으면!

                                      -월트 휘트먼(미국)

 

아아! 배를 타고 항해했으면!

견딜 수 없는, 변화 없는 육지를 떠나 봤으면,

재미없고 지겨운 차도, 인도 그리고

집들을 떠나봤으면,

아아! 영영 움직일 줄 모르는 육지 그대를 떠나,

배를 타 봤으면,

항해했으면, 항해했으면,

바다를 달렸으면!

 

(출처 : 이재우의 ‘해양명시집’)

 

 

 

항 해

    -하트 크레인(미국)

 

그러나 이 위대한 영원의 눈짓,

거침없이 바람부는 쪽으로 밀려나는 가없는 바다,

펼쳐 늘어놓은 비단 폭 위에

요정 같은 거대한 배를 달을 향해 굽히고

우리들 사랑의 황홀한 포옹에 미소 짓는다;

 

이 바다를 보자,

눈 같이 희고 은빛 반짝이는 문장 文章의 두루마리 위에,

그 협화음은 구슬프게 울리며,

그 법정의 권력을 쥔 공포가

그녀의 태도 여하에 따라,

애인들의 경건한 손 이외에는 모두 찢어 버린다.

 

그리고 나아가서, 산살바도르 앞 바다에서 울리는 종소리

크로커스 같은 별의 광채를 영접할 때,

포인세티아 피어 있는 해류의 초원에-

아, 무한한 바다여, 섬들의 아다지오는

그녀의 혈관이 말하는 숨긴 고백을 완성한다.

 

지켜 보아라, 그녀가 두 어깨를 들썩거리면

어떻게 시간이 감기는가를,

서둘러라 그녀의 한푼 없는 풍요한 손바닥이

기울어진 물거품과 물결의 선고문宣告文을 넘기고 있는 동안-

서둘러라, 아직 진실한 동안-

잠과 죽음과 욕망- 이들이

부유하는 한 송이 꽃 속에서 한 순간 에워싸라

 

우리를 시간 속에 묶어라

아, 또렷한 계절과 그리고 공포여!

카리브 해의 별빛 속에 떠도는 갈레온 선들이여,

우리를 이 땅의 해안에 전하지 말라,

천국을 향한 물개의 동그랗게 뜬 물보라 어린 시선이

우리 무덤의 소용돌이 속에서 해답을 받을 때까지.

 

(출처 : 이재우의 ‘해양명시집’)

 

 

 

항 구

   -앙리 케펠렉(프랑스)

 

빨래처럼 널린

어둠 속 배들의 불빛......

누군가 깨운 등대가 눈꺼풀을 반쯤 열고,

잠든 배 무리를 바라본다.

 

(출처 : ‘해양과 문학’ 제3호)

 

 

 

브르따뉴의 바다

       -에르베 루와(프랑스)

 

파도 끝 높이 술을 달고

해초와 웅덩이를 낮게 씻어내

조약돌과 모래와 결혼하는

브르따뉴의 바다

 

매일 리듬에 맞춰

휘도는 물굽이를 가로질러

조수를 난바다로 데려갔다 포구로 데려오는

포구의 은밀한 곳을 궁금해하며

구름의 기사들이

불굴의 수평선 너머로 데려가는

꿈에게 젖을 물리는 바다

 

천둥치듯 폭발하는 파도를 향해

길고 긴 물결을 말아 보내는

충각衝角같이 튀어나온 곶에 부딪히고

배가 찢겨

산산이 스러지고 마는 바다

모래톱 가장자리에 걸친

달아나는 거품 카펫의 끄트머리

 

(출처 : ‘해양과 문학’ 제2호)

 

 

 

밤에 바다를 건너며

                      -소동파(중국)

 

심성은 비껴 있고 북두성은 돌아,

삼경이 되려 한다.

하루 종일 궂은 비에 바람이 불더니

금방 맑게 갰구나.

누가 구름을 흩어버리고,

밝은 달을 걸러 놓았을까.

하늘과 바다의 본색은 맑고도 맑은 것.

도를 행하지 않으면,

바다 위에 떼를 탄 것과 같다는 공자의 말은 부질없고,

황제 헌원이 음악을 의논한 것은 대충 알 것 같다.

이 거친 바다에서 백번 죽는다 해도

나는 원망하지 않겠노라,

지금 노니는 이 절경은

내 평생 다시 없는 으뜸일러라.

 

(출처 : ‘해양과 문학’ 제3호)

 

 

 

젊은이여, 바다로!

               -일본 항해훈련소 학훈

 

바다는 미래다.

그 깊이는 미답이요,

그 힘은 헤아릴 길 없고,

그 수평선은 끝 간 데 없다.

 

바다는 역사다.

생명은 여기에서 돋아났고

문명은 여기에서 자랐다.

역사의 열매 이것이 미래다.

 

바다는 인생이다.

바다를 헤쳐 감에 용기와 예리한 관찰력이,

바다 저편 사람 사귐에 절도와 도량이,

항해를 마침에는 단결이, 필요할 터.

 

젊은이여, 가자 바다로!

그 무한한 가능성과 자원을 찾아서,

그 장대섬미한壯大纖美한 자연에 마음을 심고.

인류 행복의 근원을 캐내리.

 

(출처 : 이재우의 ‘해양명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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