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해양작품 감상문 우수원고' 채택 - 김혜미 님의 ‘잔잔한 바다에 위대한 항해사는 없다'

등록일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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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바다에 위대한 항해사는 없다”라는 명언을 들어봤는가? 나는 이 문장이‘빙해항해’를 형용할 수 있는 문장이라 생각한다. ‘빙해항해’는 바다가 얼어붙은 세인 로렌스 만에서의 항해 경험담이다. 북극항로를 탐사하고 이용이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과 달리, 선장님은 충분한 자료와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결빙지역을 항해해야만 했다. 처음엔 쇄빙선이나 쇄빙선단을 생각했었지만 공선상태의 벌크선을 타고 항해해야 한다는 것에 놀랐다.

 항해기는 세인트로렌스 만에서의 경험을 회상하며 시작된다. 경험도 없이 홀로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선장님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빙해 지역을 항해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잘 나아가는 듯했지만, 점점 시정이 나빠지고 선속이 떨어지며 선수 방향 제어가 안 됐다. 선원들은 속력 감소를 줄이고 엔진이 멈추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엔진이 정지되면 선박이 정지되고, 얼음에 얼어붙어 선원들의 생명까지 위험하게 된다. ‘모든 선원들이 같이 살기 위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평 없이 일했다.’ 나는 이 문장에서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음 속에 갇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의 마음은 어땠을까?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까마득한 일이지만 죽음의 두려움과 필사의 노력이 존재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선박은 가동력이 상실되어 가고 있었고 결국 배가 나아가지 않아 쇄빙선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 그때 선장님은 책에서 읽은 방법이 떠올랐다. 즉시 all stand by 하고 얼음 상태가 약해 보이는 부분으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얼음을 깨고 다시 전진하기 시작했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것을 실현하여 난관을 극복한 것이다. 선장의 위치란 항해 중에서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선원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선장님은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항해하며 가장 두려웠던 존재인 빙해 대해를 이겨내려 두려움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였다. 나는 거친 파도와 미지의 변수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항해사를 ‘책임과 용기로 무장한 도전자’라고 정의하고 싶다. 깊고 험한 바다를 항해하는 용기와 자신을 믿고 쉬고 있는 승조원들의 삶을 책임지는 항해사로서 말이다.

 3월 초 다시 세인트로렌스 만으로 항해하라는 전문을 받았다. 3월 말이면 해빙기로 항해하기 쉬울 것 같아, 전 항차의 경험을 살려 항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선체가 떨리고 선수 방향이 제어가 안 됐다. 속력도 감소하여 4척의 선박이 밀집하게 되었고 한 척씩 얼음에 갇혔으니 피해 가라는 vhf 통신이 나오기 시작했다. 본선도 얼음 속에 갇히게 되어 쇄빙선의 원조를 요청했지만, 주간에만 지원할 수 있었고 전 항차와 같은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빠져나올 수 없었다. 쇄빙선의 지원이 있기까지 4척 모두 같은 지역에 갇혀있었다. 얼음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다행히 갈수록 아이스의 상태가 좋아져 정상적인 항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스크루의 손상과 내부 강제가 변형되는 등 심한 손상이 있었지만, 무사히 빙해 지역을 빠져나오며, 항해기가 마무리된다.

 나는 드넓은 얼음 바다와 북극항로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서는 언제 얼음 속에 갇힐지 모르는 상황에서 목숨을 담보로 항해하는 모습에 경외심이 들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와 막대한 책임감을 이겨내고 무사히 항해를 마치신 조성우 선장님과 승조원분들께 무한한 존중과 존경을 보낸다. ‘풍속이 70노트까지 올라갔다’, ‘눈금이 없어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는 온도계’를 읽으며 조그만 파도에 힘들어했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힘들다는 핑계로 내가 맡은 일에 충실하지 못했던 건 아닐까? 첫 문단에서 언급하였듯이,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난과 역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상도 못 한 일을 도전하고 그 준비과정이 외로워도, 얼음 속에 갇혀 움직이지 못할 때도 끝까지 노력하며 결국 해내는 모습을 이 글에서 배워가야 한다 느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no pain no gain"····등 역경을 딛고 성장하는 의미를 가진 문장들이 있지 않는가, 나는 ‘빙해항해’가 바로 해운 활동의 그 문장이라 생각한다. 항해 경험이 전무한 나에게 이토록 생생한 경험담을 전해주신 조성우 선장님께 감사를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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