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와 오디세이아

등록일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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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와 오디세이아

 

 

‘로빈슨 크루소’는 여행 모험소설이다. 가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다 건너 세계를 여행하고픈 열망에 못 견뎌하는 청년 로빈슨 크루소는 선원이 된다. 당시만 해도 먼 바다를 건너는 항해선의 선원직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직업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동기는 한편으로 불순한 데가 있다. 크루소가 속한 선박의 선장이 예감한 것처럼 그것이 이 항해선이 폭풍을 만나 난파하는 비극의 이유가 된다. 기적적으로 무인도에 표착한 크루소는 홀로의 삶을 시작한다. 의, 식, 주를 해결하기 위하여 집을 짓고 경작을 해야 했다. 그는 여기에서 기나긴 세월 온갖 고난을 겪은 후 문명세계로 귀환하게 된다.

 

서양세계에서 여행 모험소설의 원조는 오디세이아이다. 오디세우스란 걸출한 인물이 전쟁을 마치고 동료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여정을 그린 오디세이아는 바다를 무대로 하고 있다. 이 두 이야기가 얼핏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의 닮은꼴이다. 항해, 푹풍, 난파, 침몰, 탈출, 섬 표착, 섬에서의 삶, 문명인의 수준을 넘는 존재와의 만남, 귀향, 이렇게 이야기 구조에서 그렇다. 특히 침몰선에서 탈출하여 파도에 쓸리는 몸이 해안에 닿는 과정도 그렇고, 식인종과의 만남은 오디세이아에서의 외눈 괴물 ......와의 조우에서 겪는 고난을 떠올리게 한다.

 

오디세이아가 창조한 해양세계는 18세기 근대의 바다에서도 재현되었음이 분명하다. 걸리버 여행기의 우화는 바다를 건너서야 비유의 세계가 성취되었고, 모비 빅과 해저 2만 리도 이야기 구조에서는 오디세이아라는 큰 틀에 넣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서구의 해양문학이고 해양사상이었다.(심호섭, 홈페이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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