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사랑, 기원, 그리고 독백

등록일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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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사랑, 기원, 그리고 독백

 

 

10살일 적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같은 그런, 오직 부모님께 받았던 사랑! 20살일 때는 무모하지만 정열적이었던 사랑, 그리고 아내라는 사람과의 만남! 30살일 때는 가정을 이루기 위한 준비가 덜 되어 다가왔던 시련과 아픔! 40살일 때는 16년을 함께했던 사람과 헤어짐과 찾아온 외로움! 그리고 재혼, 또한 재인생의 시작이라고 여겼던 그 후의 10년 생활, 허나 거듭된 헤어짐! 과연 그 동안의 10년은 즐거웠을까? 그렇지만 한 가지 찾은 행운이 있다면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이제 50살이 훌쩍 넘어 60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뒤돌아보면,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주위의 안타깝고 불우한 이들은 제쳐두고라도, 과연 나의 가족을 위해 진정한 마음으로 살펴본 적은 있었을까? 그리고 돈은 무엇이며, 필요악인가, 아니면 필수인가? 혹시나 나의 삶이 99개를 가졌으면서도 100개를 채우려고 1개를 가진 이에게 과욕을 부리고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지금 뒤돌아보니 물질적인 것을 떠나, 알맹이는 없고 쭉정이만 남은 것 같고 마음이 공허하다. 늦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부터라도 사랑을 하고 싶다. 영화처럼 아름답지 않아도 좋고, 그냥 그렇게 쳐다보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이라면 좋고, 가끔은 안타까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그런 사랑이라면 더 좋고, 그냥 보기만 해도 뽀뽀해주고 싶은 그런 사랑이라면 더더욱 좋겠다.

 

바다에서 보낸 어언 30년이란 세월이 나도 모르게 지나, 어느 날 내가 낳은 딸이 훌쩍 커서, 󰡒아빠󰡓하며 다가오는데 하는 말마다 아빠가 자랑스럽고 사랑한단다. 그동안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비록 내 딸이고, 고슴도치 사랑이라 할지라도 어찌 사랑스럽고 예쁘지 않겠는가? 이런 자식이 나의 분신이라니,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아들은? 나 역시 그랬지만 그 놈(?) 역시 속정은 있어도 표현은 잘 안 하는 경상도 남자인 것을 잘 안다. 나도 나의 아버지에게 그랬으니까……. 그렇지만 지금 이 나이에도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다(가끔 꿈에 나타나시지만). 종준이도 내 나이가 되면 그럴까? 그러나 내 욕심을 버리고 한번 더 생각해 보면 다정스러운 딸은 물론이고 든든한 아들이 있어 감사하고, 팔순을 바라보는 어머님이 건강하시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또한 같이 늙어가는 은숙이(애들 엄마)의 애교도 보기가 좋고 가끔 하는 스킨십도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나 가끔 내 어깨 위의 형제 가족의 무게가 힘겨울 때면, 나에게 들려주신 또렷한 그 말씀을 기억해본다. 󰡒나를 믿어라! 그러면 모든 것을 이루어 주리라󰡓하신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내 생활의 힘이고 울타리라는 것!

 

나는 참 눈물이 많은 남자다. 영화 보고도 울고, 책 보고도 울고, 드라마 볼 때도 슬픈 장면이 나오면 어김없이 울며, 다큐멘터리 볼 때는 더하다. 그것도 펑펑! 혹시 병인가? 그렇지만 그 눈물 속에 늦게나마 깨달은 사실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사랑해야 하는 이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항상 내 주위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 한 분, 보잘 것 없는 나의 글과 어머님의 글에 관심 가져 주시는 그 분께 항상 감사하며 건강이 빨리 회복되시길 진정 기원한다. 우리는 풍족함과 안이함에 길들여져 있어 진정한 필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살아간다. 한번 더 생각하며 살아가자! 나의 삶은 타성에 젖어 그냥 그렇게 안이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내 삶의 끝 뒤에는 무엇이 남았는지, 한번쯤은 뒤돌아 볼 수 있는 삶을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우리 해바라기를 읽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사랑을 전하며, 여러분!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을 사랑합시다! 그러면 승선 생활과 나의 인생은 항상 행복하겠지요.

 

이 재 우 | HANJIN NINGBO 기관장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12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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