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바다의 시편들, 그 영원한 시원(始原)의 울림(나의 일 나의 작품)

등록일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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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산바다의 시편들, 그 영원한 시원(始原)의 울림

(나의 일 나의 작품)

 

 

 

당신, 지나간 시간들, 따뜻했으나 쓰라린 숨결들, 그렇다고 울지 마세요.새로운 시간들은 늘 우리 앞에 펼쳐지는 법이니까요. 당신, 내 앞에, 내 뒤에 무수히 서있는 허물 많고 그리움 참 많은 당신, 힘내세요. 저기 새로운 시간들의 파도소리가 들리고 있잖아요. 익숙한 듯 낯설고... 낡은 간판처럼 빛바랜 삶, 그 눈물겨운 풍경들... 엄청난 포즈와 현학(玄學)의 시대, 겉이 속을 압도하는 세상, 교언(巧言)이 진심을 호도하는 세상, 과시가 겸손을 밀어내는 세상, 욕망이 절제를 비웃는 세상, 참으로 번쩍거리는 것과 소란스러운 것 그리고 위태로운 것이 넘치는 세상,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변화의 폭이 크고 난폭한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어느새 길을 잃고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꼴이 되기 싫은 당신이여! 우울을 못견디거나 우울을 무기로 삼는 이 시대 상처받은 영혼들이여! 잠 못 드는 당신의 밤은 늘 깊고도 눅눅하지만 그렇다고 울지 마세요. 오늘 하루 저 바다로 나가 봐요. 몽환(夢幻)의 바다, 생명의 바다, 그리움의 바다,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몸부림의 저 칠산바다.

 

강 구 현ㅣ시인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11년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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