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인류사회

등록일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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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인류사회

김 흥 두

 

예부터 바다를 󰡒제패(制覇)하는 자 세계를 제패 한다󰡓는 속담이 있다. 어린 학창시절에 이러한 속담을 흔히 들어 왔지만 그 당시는 이 말이 과연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그 진의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해변으로부터 약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반촌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바닷가로 갈 기회가 더러 있었고, 특히 여름철에 하교 길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해수욕과 놀이 등으로 바닷가로 가고 하였던 것이 새삼 뇌리에 떠오른다. 이후 성장 하여서는 숙명적으로 바다와 인연을 맺어 20년 가까이는 해상에서 생활하였고, 또한 바다를 무대로 하여 인생 전성기의 직업과 인연을 맺어 왔던 것이 새삼 추억으로 되새겨진다. 생각하니 바다는 그야말로 인간생활과 끊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바다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는 육지와 바다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지구 표면의 약 70.8%가 바다이고 그 나머지가 육지로 형성 되어 있다 하니 바다의 기원은 육지의 기원과 동시에 이루어 졌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신빙성 있는 학설에 의하면 태고기(太古期)에 지구내부의 대류(對流)에 의하여 지구 표면에 기복(起伏)이 형성되어 바다와 육지로 분리되었다 한다. 역설적으로 그 바다와 육지의 구성비율이 역으로 형성되었다 하면 육지가 더 넓어져서 좋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현 상태의 구성비율이 가장 합리적이고 또한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데 가장 안성맞춤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다. 왜냐하면 인류는 이 바다 없이는 좀처럼 생존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예부터 인류가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는 집단적으로 크게 발달되어 있는 도시는 모두 바닷가에 접해 있거나 바다에 유입되는 강어귀에 접해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인류사회는 바다와는 절대적으로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면 바다가 인류사회에 미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열거해 보기로 하겠다. 바다는 지구표면의 약 3분의2이상을 점하고 있어 그 면적은 약 36억 평방미터나 되고 그 중 가장 깊은 곳은 필리핀(Philippine)의 동쪽에 있는 칼로라인 아일런드(Caroline Island ) 내의 마리아나 (Mariana) 해구(海丘)의 1만1천34미터나 되는 곳이라 한다. 그 큰 바다는 어느 곳에서 들어오든 모든 강(江)과 하천(河川)의 세류(細流)를 하나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니 한 없이 넓은 도량과 그 포용력에 어찌 감탄하지않겠는가. 이와 같이 위대하고 방대하며 모든 세류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으니 능히 그 깊이를 이루고 있다 하겠다. (河海不擇細流故能就其深)

바다는 산과 더불어 인간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주어 무한히 그 도량을 넓게 만든다. 그 공기 또한 청정하여 바닷가에 가면 기분이, 상쾌하고 새로운 청량제를 넣어주어 무한한 친근감을 주며 마치 개선장군(凱旋將軍)의 그 자만심처럼 승리와 의욕, 호기심으로 매료된다. 우리가 생존하고 있는 이 지구는 모든 산물이 불균등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하겠다. 인류에 유익하고 더욱 생존에 절대 필수적인 물질 등의 생산이 그 균형을 잃고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다.

예를 들면 첫째 인류에 필수 불가결의 식량이 그렇고, 오늘날 인류사회의 에너지(Energy)의 태반을 점유하고 있는 석유도 그렇다. 그 외 간접적으로 필요한 광석류라든가 목재류가 그렇고, 따라서 제2차 산업으로 제조되는 가공 생산품도 자연 편중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 편중적으로 생산 또는 가공되는 물질을 인류 사회에 분배공급 하려면 자연 수송문제가 떠오른다. 수송수단으로서는 자동차나 열차 혹은 항공기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규모와 지역의 사정 등을 생각하면 당연히 선박수송이 이용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육상과 해상수송에 대한 예를 들어 비교한다면, 지금 남북한간에 있어서 앞으로 통일의 전제로 경의선(京義線, 서울과 신의주)과 동해선(東海線, 강원도 양양과 함경남도 안변)간의 철도 연결작업은 통일 후 남북간의 교류라는 점에서 물론 당연한 작업이지만 물자 수송 면에서 생각한다면 해상 수송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하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구라파(歐羅巴)까지 컨테이너(Container)를 실은 열차가 수송하는데 있어서 가령 50개의 컨테이너를 열차로 하루에 한번 레일 상을 달린다고 하면 1개월에 1,500개 정도 수송이 가능한데 비하면 이것을 선박으로 해상 수송한다면 오늘 날 약 7,500개의 컨테이너의 적재 가능한 선박을 건조가능하기에 1개월에 선박 한 척만 수송한다 해도 열차수송의 5배 정도의 많은 수량을 수송 가능하다는 결과가 된다. 이것을 생각하면 물자수송에 있어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단연코 능률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바다는 인간생활에 있어서 󰡐식량의 보고󰡑라고도 한다. 사람은 육지에서 생산되는 식량, 채소 및 과일 또 육류(肉類)등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섭취하는 영양의 균형과 조화면에서 볼 때 합리적인 균형을 가진 생존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바다에서 채취되는 각종 해조류(海藻類), 수많은 어족류(魚族類), 또한 다양한 패각류(貝殼類)등으로 보전(補塡)하며 생존해야 된다고 생각된다.

또한 현대과학의 발달에 따라 인류사회는 각 분야에서 대체적으로 대단히 편리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하여 지구전체가 오염되어 가며 재배되는 식물은 물론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마저도 오염되어 인류의 미래를 대단히 어둡게 하여 불안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따라서 인명을 노리며 그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는 현대병의 암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 등의 질병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는 새로운 약 등의 개발에 많은 학자와 연구팀들이 열중하고 있으며 특히 해양성생물 즉 해양약제로부터 그 실마리를 잡으려고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 위에 더욱 선진국에서는 지금 경쟁적으로 연구 개발하여 음료수들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기 위하여 해저 2~3,000미터의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는 심층수(深層水)에서 음료수는 물론 그 외 수많은 가공식품에 사용되고 있으며 더 한층 발전에 연구되고 있음은 인류의 식생활에 혁명적으로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고, 점차적으로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인류사회의 과학문명은, 영원히 개척 불가능하리라고 짐작했던 달의 세계까지 벌써 정복하고 있지만 아직 해저의 깊은 세계는 오히려 달보다 그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팽창은 인류사회에 식량부족과 에너지 부족현상을 유발시켜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되어 인류 사회가 더욱 위험에 빠져가는 금일 바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보고(寶庫)로 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지구상의 인구는 매년 1억 명 정도 증가되어가고 있다고 하며, 그렇게 되면 세계인구는 앞으로 2~30년 후면 약 100억명 이라는 매우 방대(尨大)한 수(數)로 불어 날 것으로 짐작이 된다. 여사히 팽창되어가는 인구의 식량 확보는 육상에서는 한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 일부분은 자연 바다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생각이 되기도 한다. 또 인구팽창에 따라 에너지도 식량처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손쉽게 육상에서 해결될 수 있는 석탄, 석유등 화석연료(化石燃料)는 한도가 있고, 원자력도 육상에서 채굴되는 광석을 근원으로 하여 원자로(原子爐)에서 추출되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위치(位置)에너지 해류조류(海流潮流)와 바다의 표층(表層)과 심층(深層)의 온도차에서 얻어지는 열(熱)에너지는 무궁무진(無窮無盡)할 정도로 무한하므로 이것을 쉽게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인류가 사용가능하므로 바다는 인류의 에너지원으로서도 우리들의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이외 바다는 지구상에서 부족 되고 있는 광물질(鑛物質), 음료수 및 공업용수 등을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인류의 주택지에도 전환되는 날이 올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바다의 연구는 인류생활과 끊을 수 없는 중차대(重且大)하다고 생각된다. 인류가 무지하게 오염시킨 바다는 태풍, 허리케인 등으로 다소 청정된다고 하지만 그 오염도는 점점 심해져 옛날의 바다에 비하면 현저하게 그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오염에 의하여 적조(赤潮)현상도 일어나 그 도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해수 그 자체의 온도도 5~60년 전에 비하면 현저히 탁해져 가는 오염도는 모두 몰지각한 인간들의 소행이 아니겠는가.

 

ㅣ자료출처 : 해기 2007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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