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어
김완수ㅣ 시인
어깻숨 들썩들썩 쉬는 저녁 바다에서
고깃배가 가슴 뛰는 소리로
출항 준비를 한다
물 반 어둠 반인 항구
달이 한창 어둠을 낚는 모습에
잠기운이 번쩍 깬 뱃사람들은
풍어보다 무탈한 귀항을 빌며
바다 앞에 겸손해진다
달이 어슴푸레 조는 것은
풍어를 바라도 좋다는 뜻
배는 달아오른 소리로
항구를 떠난다
바람이 등 두드릴 때
길을 내 출어를 반기는 바다
배 위에 달빛이 둘러써지면
오징어들은 하늘인 줄 모르고 모여든다
동해 찬 바다는 가슴이 따뜻해서
떡 벌어지게 한 상 차린다
어창 가득 풍어 소식을 싣고
개선장군처럼 돌아오는 배
아침해가 팔딱거리며
먼저 뭍에 오를 때
바닷가 사람들은 싱싱한 웃음으로
곤한 배를 맞는다
□ 자료출처 : <해양과 문학> 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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