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등록일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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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서영상 시인

 

 

누구의 몸이자 집이었다 또 다른 이의 집이고 휴식처, 바다처럼 비워주고 채우고 소리낸다 귀 모양이 너를 닮았는지 너가 귀 모양에 맞춘 것인지 서로 상경相敬 하다가 서로 말을 낮춘다 얼굴을 맞대어 본다 껍질의 시간이 휘감겨 돌고, 내부파가 속삭인다 어제처럼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항구로 들어선다 또 하나의 생명이 페허된 일 가구, 주택을 정비해 도시 재생으로 다시 선다 파도가 거셀수록 나선형의 뿔은 길어지고, 벋정다리는 더 이상 뒹굴기를 거부한다 소라는 해라海螺가 된다

 

□ 자료출처 : <해양과 문학> 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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