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除夜)의 종소리

등록일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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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除夜)의 종소리

- 울려 퍼져라, 분방(奔放)한 종소리여!

시 ‧ A. 테니슨

역 ‧ 이재우(목포해양대 명예교수)

 

 

RING OUT, WILD BELLS

 

Ring out, wild bells, to the wild sky,

The flying cloud, the frosty light :

The year is dying in the night ;

Ring out, wild bells, and let him die.

 

울려 퍼져라 분방(奔放)한 종소리여, 가없는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에, 차가운 빛에 :

이 밤에 올해는 저무는데 ;

울려 퍼져라 분방한 종소리여, 가는 해를 묻히게 하라.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Ring, happy bells, across the snow :

The year is going, let him go ;

Ring out the false, ring in the true.

묵은 해를 울려 보내고, 새해를 울려 맞으라,

울려 퍼져라 행복한 종소리여, 흰 눈 쌓인 벌판으로 :

저무는 이 해를 붙들지 말라 ;

거짓일랑 울려 보내고, 진실을 울려 맞으라.

 

Ring out the grief that saps the mind,

For those here we see no more ;

Ring out the feud of rich and poor,

Ring in redress to all mankind.

 

울려 보내라, 마음을 약화시키는 슬픔을,

이제 저 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

빈자(貧者)와 부자(富者)의 다툼일랑 울려 보내고,

모든 사람들의 구원을 울려 맞으라.

 

Ring out a slowly dying cause,

And ancient forms of party strife ;

Ring in the nobler modes of life,

With sweeter manners, purer laws.

 

울려 보내라 서서히 사라지는 주의(主義)주장(主張)을,

예로부터 내려온 파벌 다툼을 ;

울려 맞으라 고매(高邁)한 삶을,

아름다운 예절과 순결한 도덕률(道德律)을 지키면서,

Ring out the want, the care, the sin,

The faithless coldness of the times ;

Ring out, ring out thy mournful rhymes,

But ring the fuller minstrel in.

 

울려 보내라 부족(不足)과 근심과 죄악을,

시대의 추세인 신의없는 냉담(冷淡)을 ;

울려 보내라, 울려 보내라 나의 슬픈 노래를,

울려 맞으라 가슴 벅찬 충만(充滿)한 노래를.

 

Ring out false pride in place and blood,

The civic slander and the spite ;

Ring in the love of truth and right,

Ring in the common love of good.

 

울려 보내라 지위와 혈통(血統)의 그릇된 자만심을,

상호간의 비방과 앙심을;

울려 맞으라 진리와 정의에 대한 사랑을,

울려 맞으라 평범한 선(善)에 대한 사랑을,

 

Ring out old shapes of foul disease ;

Ring out the narrowing lust of gold ;

Ring out the thousand wars of old,

Ring in the thousand years of peace.

울려 보내라 오랜 질병으로 찌든 모습을 ;

울려 보내라 마음을 천하게 만드는 금전욕(金錢慾)을 ;

울려 보내라 고래(古來)의 수많은 전쟁을,

울려 맞으라 수많은 평화의 세월을.

 

Ring in the valiant man and free,

The larger heart the kindlier hand ;

Ring out the darkness of the land,

Ring in the Christ that is to be.

 

울려 맞으라 용감한 자유민(自由民)을,

관대한 마음과 친절한 손길을 ;

울려 보내라 암흑의 세상을,

울려 맞으라 구세주의 박애(博愛)정신을.

 

테니슨은 세모(歲暮)를 낯선 타향에서 맞는다. 떠나버린 친구를 조용히 생각하면서, 이 밤의 의의를 생각하며 명상에 잠긴다. 섣달 그믐날 교회(敎會)에서 들려 오는 제야(除夜)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낡은 것과 악한 것을 모두 묻어버리고, 새로운 것과 바른 것을 맞아들이기를 기도한다. 이 장(章)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제2절이다. 흰 눈이 쌓여 덮인 고요한 대지(大地)에, 얼어 붙은 대기(大氣)를 가르면서, 멀리멀리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묵은 해를 울려 보내고, 새해를 종소리에 실어 맞아 들인다. 과오를 종소리에 실어 보내고, 진리를 맞아들이기를 엄숙한 자세로 소망하고 있다. 해가 바뀌는 때에는 묵은 것에 대한 향수를 느끼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를 걸게 된다. 허위, 슬픔, 빈부(貧富)의 다툼, 파벌, 암투, 노고(勞苦)와 죄악, 원한, 질병, 탐욕, 전쟁, 냉담 등 갖가지 사악한 것들을 모두 묻어 없애버리고, 진실, 기쁨, 고매한 삶, 정의에 대한 사랑, 선심(善心), 평화, 친절, 관용, 용기 등, 선량(善良)한 것들을 들이기를 기원하면서, 희망과 기쁨의 새해를 맞는다. 

 

□ 자료출처 : <해양과 문학> 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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