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2(김성식) -제9회 우수원고 모집, 감상문(비평, 해설 포함) 쓰기 감상대상 작품

등록일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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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出港 ) Ⅱ

 

 

앵커를 올려라 닻을 감아

오륙도 너머 수평선을

불끈 들어 일어서는

태양쪽으로

윈드라스 레바를 힘껏 눌러 눌러

무거운 닻줄 감아

떠나자 船首를 돌려 떠나

거리의 창문마다 무늬진 햇살

골목길 개구쟁이 입술에서

묻어 나온 알사탕의 꿈

아내의 행주치마에 젖어 있던

짭짤한 생활을 뒤에 두고

거침없이 소리치며 흔들리는

물결 따라

여기

솟아오른 시뻘건 불덩어리를

선창 가득 실어

에메랄드 삶아 뿌려 논

카리브

전설이 녹아 소금이 된

지중해

달이 흘린 눈물로

파르르 떨고 있는

적도를 향해

청동빛 팔뚝을 걷어

꿈틀대는 푸른 힘줄을

햇빛에 구워 또 구워

힘의 대양을 힘을 내세워

펄펄 살아 뛰는

바다를 잡으러

풀무질 쳐 뜨거워진

가슴의 근육

狂風에 내 맡기러

메인 마스트에 소리치던

出港旗가 부풀기 전에

닻을 감아라 앵커를 올려

물살 헤쳐

돋아나는 太陽을 향해

윈드라스 레바를

힘차게 잡아

잡아 당겨라

 

* 쓴 이 : 김성식

* 자료출처 : 김성식 시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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