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펄조우
김광자 I 시인
바다의 물숨* 소리 이른 모래펄
노랑부리저어새 발톱 자국들
썰물에 이는 갯바닥
온 밤을 덮던 달빛 그림자 새벽녘을 열고
돛폭을 받쳐 든 뱃바람
갯바위에 걸터앉아
아쟁의 현을 타는 산조 가락
해조음이 너울지는 고요로운 아침
그 언저리로
간밤은 만선에 겨웠는가
바다턱가 가팔매를* 오를 듯 밀리는 듯
파도 타는 만장이* 고깃배
코 빠진 그물이 뱃전에 걸친 채
늦잠 깊은 허-허 개펄
흰발농게 붉은발사각게 엽낭게들
뱃바닥으로 모래경단 굴집 짓기
제 집짓기에 게다라는
밀물질라 잰걸음 달음질이 게거품을 물고
물 숨소리 져 나르는 모랫불
창밖으로 더 멀리 동살이 퍼지는
개펄 어귀에서.
*물 숨:물이 떨어지거나 내 뿜는 물의 세력.
*가팔매 :물가의 경사가 가파른 물매. (비탈진 곳)
*만장이 : 돛대를 둘 세운 큰 나무배.
*모래불:(北) 모래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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