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펄조우

등록일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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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펄조우

김광자 I 시인

 

 

바다의 물숨* 소리 이른 모래펄

노랑부리저어새 발톱 자국들

썰물에 이는 갯바닥

온 밤을 덮던 달빛 그림자 새벽녘을 열고

 

돛폭을 받쳐 든 뱃바람

갯바위에 걸터앉아

아쟁의 현을 타는 산조 가락

해조음이 너울지는 고요로운 아침

그 언저리로

간밤은 만선에 겨웠는가

바다턱가 가팔매를* 오를 듯 밀리는 듯

파도 타는 만장이* 고깃배

코 빠진 그물이 뱃전에 걸친 채

늦잠 깊은 허-허 개펄

 

흰발농게 붉은발사각게 엽낭게들

뱃바닥으로 모래경단 굴집 짓기

제 집짓기에 게다라는

밀물질라 잰걸음 달음질이 게거품을 물고

물 숨소리 져 나르는 모랫불

 

창밖으로 더 멀리 동살이 퍼지는

개펄 어귀에서.

 

 

*물 숨:물이 떨어지거나 내 뿜는 물의 세력.

*가팔매 :물가의 경사가 가파른 물매. (비탈진 곳)

*만장이 : 돛대를 둘 세운 큰 나무배.

*모래불:(北) 모래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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