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섬

등록일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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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섬

이종무 I 시인

 

 

북위 30도 동경 140도로 돌면

시계 방향으로 한없이

북태평양 해류와 인사하고

해풍을 만나면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또 돌며

몸집을 키운다

 

해류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원형으로 순환하는 환류 안쪽부터

보금자리를 틀고

파도가 대형을 깨트려도

스크럼을 풀지 않겠다는 맹세는

서로를 보듬어 그들만의

작은 섬을 이룬다

 

결코 뭍에 가고 싶지 않아

버린 자의 잘못을 스스로 안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지만

바다 깊은 곳에 수장될 그날까지도

물고기에게조차 숨길 수밖에 없어

스스로 그물에 갇힌 죄인이 된다

 

북위 30도° 동경 140°에

몸을 던지면

그물에 묶여 원형 순환 해류에 떠돌며

버려진 자들의 낙원에서 돌고 또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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