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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니를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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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1-09-02 조회수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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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맞을 배암을 목도리마냥 두르고 연습했다는 이 나라 명궁(名弓)들의 소문이 세상 파다하게 떠돈 날 인력소를 공친 나는 물 풀린 샛강에 나가 고니를 본다
멀리 가까이 처연히 돌부리에 서서 내 한 번도 겨냥 못한 과녁, 빈 허공 일점을 향해 뒤로 젖힌 겨드랑에서 검은 활촉 휘익 뽑아든 고니
내 예전 뒤틀린 맘에 시위하며 무방 쏘아댔던 그 빗나간 화살들은 지금 어느 가슴 시린 상처로 꽂혀 아파라, 아파라 할까 잠잠한 바람의 힘줄 일순간 출렁이자 몇 방울의 물, 돌부리에 툭 튕기어 팽팽한 허공 헤가르며 치솟는 화살
그러나 지상엔 상한 자 뉘 없다
김회권 | 2002년 ≪문학춘추≫ 등단
자료출처 : <해양과 문학> 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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