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길은
바다로 가는 길은
영원한 고향으로 가는 길
모래알에 새겨진 수 많은 사연들
해무에 묻힌 그리운 얼굴들
모두 사라진 쓸쓸한 해안선에
너 혼자서 파란 손수건 흔들며 서 있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순례자의 머나먼 고행길 종착지
언제나 너 그 자리에 있었건만
내 마음 뭍으로 뭍으로 향해
망각의 어두운 동굴 속에서
너 홀로 울고 있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영원을 다짐하는 길
누구에게나 숙명이 있듯이
너는 나에게 천년 묵은 청동빛 인연
바람결에 너의 푸른빛 체취라도 묻어 오면
나는 그 때처럼 다시 바다가 되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먼 옛날의 갯바위 같던 내게로 돌아가
태고적 원시의 참나를 만나는 길
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
나만 부초처럼 이방의 땅을 떠도는 섬이었다.
이 문 희 | 시인, mhl8282@hanmail.net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12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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