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길은

등록일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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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길은

 

 

바다로 가는 길은

영원한 고향으로 가는 길

모래알에 새겨진 수 많은 사연들

해무에 묻힌 그리운 얼굴들

모두 사라진 쓸쓸한 해안선에

너 혼자서 파란 손수건 흔들며 서 있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순례자의 머나먼 고행길 종착지

언제나 너 그 자리에 있었건만

내 마음 뭍으로 뭍으로 향해

망각의 어두운 동굴 속에서

너 홀로 울고 있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영원을 다짐하는 길

누구에게나 숙명이 있듯이

너는 나에게 천년 묵은 청동빛 인연

바람결에 너의 푸른빛 체취라도 묻어 오면

나는 그 때처럼 다시 바다가 되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먼 옛날의 갯바위 같던 내게로 돌아가

태고적 원시의 참나를 만나는 길

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

나만 부초처럼 이방의 땅을 떠도는 섬이었다.

 

이 문 희 | 시인, mhl8282@hanmail.net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12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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