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다로부터 느끼는 것

등록일20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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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다로부터 느끼는 것

 

 

우리가 눈으로 바라보는 바다,

귀로 들려오는 바다,

파란 수평선으로 끝없이 열리는

'후련한' 바다로부터 느끼는 바가 없으면

바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우리가 어딘가에서 잠을 자다가 깨어나

바다의 아침을 여는 바람의 아침 모습이라든지,

지친 일상의 고단한 바람의 옷자락을 길게 끌고

다시 저녁으로 넘어가는 저녁 바다의

애잔한 바람의 음성이라든지,

밤이면 못 다한 사랑의 아픔을 달래느라

밤새도록 허공과 해면을 구르는

폭풍의 소리에서 느끼는 바가 없으면

바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그러므로, 뭍의 허다한 상품을 적재하고

드디어 출항하여 험한 바다를 달리며 항해하는

항해선의 바다로부터 느끼는 바가 없으면

바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심 호 섭, 시인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09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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