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20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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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다에서
모래알 만큼이나 수 많은 사람들
나 슬프고 외로울 때
그의 가슴에 얼굴 파묻고 울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모래알처럼 고독했던 지난 나날들…
대양만큼이나 넓은 지혜의 바다
나 얼마나 헤쳐왔을까
아직도 푸르고 깊기만한 미망(迷妄)의 바다
인연의 밀림을 헤치고
미망의 바다를 건너면
눈부시게 빛나는 별은 아니래도
긴 꼬리를 빛내며 순간을 불사르는
혜성 하나 만들어낼까
바람도 따사로운 가을바다를 거닐며
서러웠던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내 인생의 가을이 튼실한 열매를
맺기를 기도한다.
이문희, 시인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09년 9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