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털다

등록일20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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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털다

 

 

단단한 심 하나 어디에도 박지 못해

올랐다 내려갔다 작두 타는 파도 끝

비늘이 소름으로 돋던

새벽을 건진다

 

바람의 동공이 은빛으로 휘날리다

장단 밟는 너울 걸음 푸른 힘줄 불거지고

추임새 그물에 걸려

소금기를 풀고 있다

 

등 굽고 졸아 들면 비릿함도 가실까

뭍인 듯 바다인 듯 환영도 희미할까

햇살은 물길을 열어

시침질 한창인데

 

정 희 경 | 시조시인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10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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