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예찬
김 예 리
어머니 가슴같이
질펀한 갯벌을 봅니다.
자식들이 부모 곁을 떠나 간 썰물 때쯤
찔금거리는 눈물 감추고
빈 가슴으로 돌아앉아
꺼이꺼이
무수한 생명체를 불려 들여
울고 있는 어머니의 뒷모습
어머니께서는
마냥 그렇게 가슴을 다 드러내놓고
떠난 우리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시고 있는 줄
난 회색 갯벌의 비릿한 갯내음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린 늘
어머니 가슴에 담겨 있으면서도
밀물 때처럼 어머니를
포근하게 감싸드리지 못하고
쓸쓸한 어머니의 야윈 가슴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
어김이 없이
속마음을 자식들에게 드러내주는
어머니 같은 갯벌이여.
난 갯벌을 보며
때론 심한 잔소리로
때론 말도 안 되는 걱정으로 감싸주시는
우리 어머니
게, 따개비, 갯지렁이, 낙지, 조개 등
수많은 생명체를 품고
평평한 가슴을 드러내는
갯벌에서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ㅣ자료출처 : 2004년 7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