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항리 바다

등록일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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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항리 바다

 

물거품으로 피어나는 바다

잔잔한 침묵으로 흔들리고 있다

 

어느 시인의 사랑이야기가

현기증 같은 웃음으로 피어나던 날

비릿한 여인의 향기

그림자처럼 밀려오던 그 비밀스러움이

금빛 해변을 어지럽히고

모래톱사이 사이로 삶들이

수런수런 굴러다닐 때

비로소 그 시인의 사랑이야기가

기억 저편으로 밀려가벼렀다

 

세찬 바람이 바다를 넘치던 날

파도에 온몸 씻어내던 큰 바위

씻고 또 씻어 내더니

그 큰 바위

묵언의 기도하고 있다

파도에 실려 간

숱한 허상의 뒷모습 보면서

 

김다솔, 시인

 

□ 자료출처 : 海바라기 2008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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