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등록일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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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오늘도 호을로

화롯가에 안즈면

아아 마음아! 무엇이 설어서

흘리는 눈물......?

 

어느 때부터 나리시는지

밧갓은 지금, 추녀의 비소리

아질아질 히늣기어 울어......

아아 어머니

(가난한 겨울의 오는 첫 채비)

지금 이 비는

 

사람 사람의 외로운 영혼을

한군대에로 모여주어요-

 

-따뜻한 방,

당신과 내가

죽을 마시며

돌아간 누나의

말을 할 때에,

주름살 많은

당신의 얼굴에

빛나 보이던

한방울 눈물-

 

아아, 어머니

먼 그 때의

당신의 눈물을

저는 지금에 생각을 합니다.

 

종일토록 나리어오는

소리도 가늘게

우시는 비는

마음을 다리고

먼 넷날로 돌아를 가나,

 

여기 앉은 이 몸은

문틈으로 새어오는 바람에

소름을 치며, 숫불 위에다

눈물을 쏟아요.

 

* 『백조』 3호, 1923년 9월

* 김기진

* 한국명시(최동호 편저) 상권 17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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