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오늘도 호을로
화롯가에 안즈면
아아 마음아! 무엇이 설어서
흘리는 눈물......?
어느 때부터 나리시는지
밧갓은 지금, 추녀의 비소리
아질아질 히늣기어 울어......
아아 어머니
(가난한 겨울의 오는 첫 채비)
지금 이 비는
사람 사람의 외로운 영혼을
한군대에로 모여주어요-
-따뜻한 방,
당신과 내가
죽을 마시며
돌아간 누나의
말을 할 때에,
주름살 많은
당신의 얼굴에
빛나 보이던
한방울 눈물-
아아, 어머니
먼 그 때의
당신의 눈물을
저는 지금에 생각을 합니다.
종일토록 나리어오는
소리도 가늘게
우시는 비는
마음을 다리고
먼 넷날로 돌아를 가나,
여기 앉은 이 몸은
문틈으로 새어오는 바람에
소름을 치며, 숫불 위에다
눈물을 쏟아요.
* 『백조』 3호, 1923년 9월
* 김기진
* 한국명시(최동호 편저) 상권 17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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