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폴의 강 17

등록일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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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폴의 강 17

 

 

강에 눈이 내린다.

내 가슴에 한 가닥 온기만 남기고

가버리는 꿈결 속의 여인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

 

순수한 아름다움은

이렇듯 단명한 것인가?

 

어떠한 진실을 고하려고

흰눈은 소리도 없이 내려와서

순식간에 물로 변신하는가?

 

나의 안에서 피고 스러진

억만 사념(思念)들은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되었을까?

 

멀리서 기항지 잃은

뱃고동이 들린다.

 

* 구상

* 한국명시(최동호 편저) 상권 94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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