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배

등록일2020-10-19

조회수109

 

떠나가는 배

정태춘

 

 

저기 떠나가는 배   

거친 바다 외로이

겨울비에 젖은 돛에 
가득 찬바람을 안고서

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 맹세도 없이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곳이 어드메뇨

강남길로 해남길로 
바람에 돛을 맡겨

물결 너머로 어둠속으로 
저기 멀리 떠나가는 배

 

너를 두고 간다는 
아픈 다짐도 없이

남기고 가져갈것 없는 
저 무욕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

꾸밈없이 꾸밈없이 
홀로 떠나가는 배

바람소리 파도소리 
어둠에 젖어서 밀려올 뿐

바람소리 파도소리 
어둠에 젖어서 밀려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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